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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지분과 자본구조

공동창업자 지분을 반반으로 나누면 나중에 생기는 일

50:50은 공정해 보이지만 의사결정과 투자유치에서 예상보다 큰 대가를 치릅니다. 지분을 나누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창업 초기에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 물으면, 두 사람이 함께 시작한 경우 상당수가 "반반"이라고 답합니다. 아이디어도 같이 냈고 돈도 안 받고 일하는 것도 같으니 공정해 보입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반반이 기여의 총량이 같다는 판단에서 나온 경우보다 지금 이 대화를 더 하고 싶지 않다는 신호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아직 매출도 없고 서로 사이도 좋은 시점에 "내가 더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불편하니, 반반으로 덮고 넘어가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불편한 대화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훨씬 비싼 시점으로 미뤄진다는 데 있습니다.

1. 50:50은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상법상 주주총회 보통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가 필요합니다. 두 사람이 정확히 절반씩 갖고 둘 다 출석하면, 어느 쪽도 과반수를 만들지 못합니다.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같은 기본적인 안건조차 한 사람이 반대하면 통과되지 않습니다.

정관 변경이나 신주 발행처럼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안은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있어야 하므로 더 막힙니다. 투자 유치를 위한 신주 발행이 여기 해당합니다.

사이가 좋을 때는 이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사이가 나빠졌을 때 회사가 멈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이가 나빠지는 시점은 대개 회사가 어려울 때, 즉 가장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입니다.

2. 기여는 시간이 지나면서 반드시 갈라집니다

창업 첫 달의 기여도는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한 사람은 주말 없이 일하는데 다른 한 사람은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거나, 한 사람은 회사의 핵심 역량이 된 반면 다른 한 사람의 역할은 초기에만 필요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건 누가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업의 방향이 바뀌면 필요한 역량도 바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일입니다. 문제는 지분은 첫 달에 고정되었는데 기여는 계속 움직인다는 불일치입니다.

3. 가장 큰 대가는 투자 심사에서 치릅니다

심사역이 캡테이블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창업자 지분이 앞으로도 유지될 구조인가입니다.

베스팅 없이 지분을 나눈 상태에서 공동창업자 한 명이 6개월 만에 이탈하면, 그 사람은 회사 지분 50%를 그대로 들고 나갑니다. 남은 창업자는 앞으로 몇 년을 더 일해야 하는데, 회사 절반의 주인은 더 이상 일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 상태로는 다음 라운드가 어렵습니다. 새로 들어올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넣은 돈의 절반이 일하지 않는 주주의 지분 가치로 흘러가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상황을 뒤늦게 정리하려다 감정과 비용을 크게 치릅니다. 이미 나간 사람에게 지분을 돌려달라고 설득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강제할 근거가 없으면 협상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나눠야 하나

지분은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의 기여에 대한 배분입니다

지금까지 누가 더 고생했는지로 지분을 정하면 대화가 감정 싸움이 됩니다. 앞으로 4년 동안 누가 어떤 역할을 얼마나 맡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과거는 이미 벌어진 일이라 조정이 안 되지만, 앞으로의 역할은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대상입니다.

베스팅을 반드시 겁니다

지분을 나누되 한 번에 다 주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통상 4년에 걸쳐 나누어 확정하고, 첫 1년은 클리프를 두어 그 전에 이탈하면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게 합니다. 1년을 채우면 25%가 확정되고 이후 매달 또는 매분기 쌓이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베스팅은 상대를 못 믿어서 거는 장치가 아닙니다. 둘 다 끝까지 남을 것이라는 전제를 서로 확인하는 장치이고, 실제로 둘 다 남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설명을 먼저 하면 대화가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결정권은 지분과 분리해서 설계합니다

지분이 비슷하더라도 의사결정까지 교착될 필요는 없습니다. 대표이사를 누가 맡을지, 이사회를 어떻게 구성할지, 어떤 사안을 누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지를 주주간 계약에 미리 적어둘 수 있습니다. 지분 비율과 의결 구조를 분리해 두면 50:50에 가까운 배분도 운영이 가능해집니다.

교착 상황의 출구를 미리 정합니다

그럼에도 합의가 안 되는 상황은 옵니다. 이때를 대비해 주주간 계약에 데드락 조항을 둡니다. 한쪽이 제시한 가격에 상대가 사거나 팔거나를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조항은 실제로 발동되는 일이 드뭅니다. 발동 조건이 명확하면 그 전에 합의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분을 나누기 전 체크리스트

  • 앞으로 4년간 각자의 역할과 투입 시간을 문장으로 적어보았는가
  • 베스팅 기간과 클리프를 정하고 문서로 남겼는가
  • 한 사람이 중도 이탈할 경우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정했는가
  • 대표이사 선임과 주요 의사결정 권한을 명시했는가
  • 교착 상황의 해소 방법을 정했는가
  • 향후 스톡옵션 재원으로 남겨둘 지분을 확보했는가

마지막 항목은 자주 빠뜨립니다. 창업자끼리 100%를 나눠버리면 나중에 핵심 인재를 영입할 때 줄 수 있는 지분이 없습니다. 통상 10% 안팎을 스톡옵션 재원으로 미리 떼어두고 나머지를 나눕니다.


지분 배분은 창업 과정에서 되돌리기가 가장 어려운 결정에 속합니다. 제품은 다시 만들 수 있고 사업 모델도 바꿀 수 있지만, 이미 나눠준 지분을 되돌리려면 상대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반반이 항상 틀린 답은 아닙니다. 다만 반반으로 정하더라도, 그것이 대화를 피한 결과가 아니라 충분히 이야기한 뒤의 결론이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계약 조항과 세무 처리는 사안마다 다르므로 변호사·회계사의 검토를 함께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지분관리공동창업베스팅주주간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