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을 지키는 지분율은 몇 퍼센트인가
66.7%, 50%+1주, 20%. 이 세 숫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선인지 상법 결의 요건으로 정리하고, 정관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까지 짚었습니다.
"지분을 몇 퍼센트까지 유지해야 하나요?"
창업자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답을 하려면 질문을 먼저 바꿔야 합니다. 안전한 지분율이란 어느 결정까지 내 뜻대로 통과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의사결정은 지분율이 아니라 결의 요건으로 정해집니다.
결의 요건부터 봅니다
주주총회 보통결의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이뤄집니다. 이사와 감사의 선임, 보수 결정, 재무제표 승인, 이익 배당 같은 일상적인 사안이 여기 해당합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필요합니다. 정관 변경, 영업 양도, 합병과 분할, 자본금 감소, 이사·감사의 해임,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주주 외의 자에 대한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여기 들어갑니다.
주주총회 결의는 보통결의가 원칙이고, 상법에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특별결의를 합니다.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동의로 이뤄집니다. 사채 발행, 주식양도 승인, 중요 자산의 처분과 대규모 차입, 지배인 선임, 중간배당 등이 이사회 몫입니다. 정관으로 그 비율을 더 높게 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세 개의 선이 나옵니다
약 66.7% (3분의 2) — 특별결의까지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정관을 바꾸고 합병을 결정하는 것까지 혼자 가능합니다. 사실상 절대적인 지배력입니다.
50% + 1주 — 보통결의를 단독으로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이사를 뽑고 갈아치우는 권한이 여기 있으므로, 경영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없어집니다.
20% 안팎 — 명확한 기준이 있는 선은 아닙니다. 다만 이사회 의석을 확보한 상태라면 이 정도로도 방어가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사회를 잃으면 이 지분은 방어선이 되지 못합니다.
상장 전까지는 창업자와 우호 지분을 합쳐 7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잡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으로 지분이 더 희석되기 때문입니다.
지분율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지분율이 높아도 이사회를 잃으면 회사의 일상 운영이 막힙니다. 반대로 지분이 낮아도 이사회를 지키면 상당 부분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지분율과 이사회는 별도의 축입니다.
투자 계약에서 투자자가 이사 선임권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주식회사의 최종 의사결정기구는 대표이사가 아니라 이사회이므로, 이사회에 들어가면 지분율보다 큰 영향력을 갖습니다.
또 하나 알아둘 것은 정관으로 결의 기관을 옮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원칙적으로 이사회 결의 사항이지만 정관에 정하면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 대표이사의 선임, 공동대표의 선임
- 신주의 발행, 준비금의 자본전입
- 전환사채의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지분율이 높고 이사회 장악이 불안한 상황이라면 이 항목들을 주주총회로 올려두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사회를 확실히 쥐고 있고 주주가 흩어져 있다면 이사회에 두는 편이 빠릅니다. 회사의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지므로 정관을 한 번은 직접 읽어봐야 합니다.
흔한 실패 구조
상장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그림이 있습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0%에 못 미치는데, 행동주의 성향의 투자자가 10%대를 확보하고, 나머지 50% 이상이 흩어진 소액주주인 경우입니다.
평상시에는 최대주주가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표 대결이 벌어지면 흩어져 있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최대주주 지분이 과반에 못 미치는 순간, 경영권은 협상의 대상이 됩니다.
비상장 초기 기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투자 라운드를 몇 번 거치면 창업자 지분은 자연스럽게 내려갑니다. 그 속도를 조절하는 방법은 같은 돈을 조달해도 창업자 지분은 두 배 넘게 갈린다에서 다뤘습니다.
점검 목록
- 현재 창업자와 우호 지분의 합계가 몇 퍼센트인가
- 다음 라운드 후 예상 지분율은 얼마인가
- 이사회 정원과 현재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 투자 계약에 이사 선임권이 들어가 있는가
- 정관에서 이사회 사항으로 되어 있는 항목 중 주주총회로 올릴 것이 있는가
-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안이 생겼을 때 통과시킬 수 있는가
지분율 관리는 숫자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결정권을 지키는 일입니다. 회사가 잘될 때는 몇 퍼센트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 숫자가 의미를 갖는 순간은 회사의 방향을 두고 의견이 갈릴 때이고, 그때는 이미 조정할 시간이 없습니다.
정관 변경과 이사회 구성은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므로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